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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는 내가 둘이다.

아니 어쩌면 셋이다.

 

내가 밖으로 내보이고 있는 나와

내가 안으로 숨기고 있는 나와

스스로도 헤아릴 바가 없는

무의식 속의 내가 따로 있다.

 

오늘도 거리 어느 이발관에서

머리를 깎고 면도를

소녀가 안마를 해주는데

손길이 사추리에 닿자

' ' 하고 이를 피하려는 나와

다시 한번 스쳐주기를 바라는 내가

서로 한참이나 승강이를 했다.

 

저런 마음속 나의 싸움이야

노상 있는 일이라 그렇다치고

이즈막 어느 꿈자리에서는

생판 낯선 여인네와 어울리다

망측스럽게도 몽설(夢泄) 했으니

이건 어떤 나의 짓다리런가?

그래서 어느 내가

참인지 거짓인지, 선한지 악한지

과연 어떤 내가 나의 실체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인 것이다.

 

이런 저런 궁리를 하다 보면

내가 죽어 심판을 받을 때도

어떤 내가 대상이 될런지

그것마저 궁금해지곤 한다.

Me

I am two of us inside.
Or maybe rather three.

The I that people see outside,
the I close hidden here inside,
and the unconscious I
that I myself cannot divine,
each I stands apart.

Today again: after a haircut and shave
in a local barber's shop
as the girl was giving me a massage
her hands touched my private parts
and for a moment there was a quarrel
between me wanting to warn her off with a "Don't"
and me hoping her hands would slip that way again.

You can say that this kind of fight
between me and me inside is constant,
but recently one night in a dream
I was with a woman I'd never met
and it's ridiculous but I ejaculated;
who was the I acting there?

Which of these three, then,
is the real or false me,
the good or bad me,
which of them is really me?
The more I wonder the less I know.

And as I reflect this way and that,
I get more and more anxious
about which me will be involved
the day I die and go to be judg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