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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암 나오라 풍곡(豊谷)
성재휴(成在烋) 화백의 회고전 개막식장엘 갔더니 70평생의 대표작을 모은지라 호암갤러리
1.2층이 빼곡했다. 그와 함께 전시장을 돌면서 내가 한마디 없을 수 없어 "이거 정말 임자 궁리로 다 그린 건가?" 하고 덕담(德談)을 했더니 "더러 남의 것 베낀 것도 있고!" 라는 그다운 응수다. 또 가다가 이번에 둘이는 '배암 나오라!' 라는 그림 앞에 섰다. 쟁반만한 둥근 달밤 넙적바위만한 개구리 한 마리가 엉덩이를 깔고 뒷다리는 내뻗고 앉아 남산만한 배를 불룩 내놓고는 왼쪽 앞다리를 내뻗친 발바닥에다 가득찬 큰 컵 술잔을 올려 놓고는 왕방울 눈에 입을 찢어지게 벌리고 도연(陶然)해 있는 진기한 정경...... "이거야 임자 자화상이로군!" "음,
자네가 이 도저한 경지를 알까" "그야 정도(正道)에는 아둔하지만 주도(酒道)사!" 둘이는 마주 보고 껄껄대다 "임자,
요새 술 하나?" "작별했어!
자네는?" "나도 못해!" 서로가 서글퍼져서 입을 다물었다. |
Come out, snake! I went to the opening of a retrospective
Strolling round the gallery with him
We moved on a bit then stopped
Beneath an evening moon as big as a tray
'Aha, your self-portrait, my dear!'
We looked at one another and guffawed loudly
Note: The picture in question is reproduced ab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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